
롱블랙 프렌즈 B
살다 보면 이런 순간이 찾아옵니다. 막다른 길이 사실 ‘새로운 문’이었고, 멀리 돌아가는 길이 ‘내 삶의 고유한 색을 만드는 길’이었다는 걸 깨닫는 순간 말입니다.
디저트 브랜드 ‘우나스UNAS’를 만들고 운영하는 이은아 셰프의 삶이 그랬습니다. 우나스는 달항아리 모양의 생크림 케이크로 알려진 곳입니다. 추상미술의 거장인 고故 김환기 화백의 ‘매화와 항아리’ 작품을 케이크로 풀어내기도 했죠.
독보적인 ‘한국식 디저트’를 만든 비결은 ‘길이 막혔던 순간’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그 서사를 차승희 상무와 함께 크리스마스 이브에 전하려 합니다.

차승희 아워홈 F&B크리에이티브 부문 상무
우나스는 국내에서 ‘아트 디저트’를 선보이는 브랜드입니다. 이곳의 달항아리 케이크는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불려요. 새하얗고 매끈한 구의 형태를, 폭신한 시트와 과일을 쌓아 만들어냈거든요.
브랜드의 기세도 대단합니다. 가령 2024년 크리스마스 때는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곰인형 모양 케이크를 내놔 ‘대박’을 터뜨렸죠. 호텔에서 30만원에 팔 것 같은 케이크를 4만원대에 내놨거든요.
세컨 브랜드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캐주얼 브랜드인 ‘우나하우스unahaus’는 현재 현대백화점의 세 지점(더현대서울,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에 입점해 있어요. 여기에서 매일 달항아리 케이크를 팔고 있죠. 성수에선 2025년 7월부터 브런치 브랜드인 ‘플라토 바이 우나스FLATTO by UNAS’를 운영하고 있어요.
물론 이 성과가 하루아침에 나온 건 아닙니다. 사실 우나스는 올해로 14년째를 맞이하는 브랜드예요. 2010년대 초반, ‘눈으로 먼저 먹는 디저트’를 만들어 업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죠. 그런 우나스의 이야기는, 그림 그리기를 유독 좋아한 이은아 셰프의 어린 시절에서부터 시작합니다.